감동 스토리에 반전 '꿀잼'까지…초단편 여행 영상 1018편 쏟아졌다

입력 2019-11-21 22:13   수정 2019-11-22 16:04


한 남자가 퇴근 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안으로 들어선다. 집에 와도 마치 업무의 연속인 듯 고된 집안일이 반복된다. 아빠에게 안기는 딸들의 장난은 직장 상사 ‘의전’처럼, 두 딸을 동시에 씻기는 과정은 ‘멀티태스킹’ 업무, 청소는 ‘추가 근무’처럼 느껴진다.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는 식사시간은 억지로 술을 마셔야 하는 회식시간보다 어렵고 고되다. 한숨을 쉬던 남자는 아내에게 “애들이랑 제주도 한번 다녀와”라고 말하며 여행권을 선물한다. 가족들이 떠난 집에서 혼자만의 휴가를 얻은 남자는 “아자!”를 외치며 자유시간을 즐긴다. “딸내미들이 여행을 갔다. 그리고 내 마음도 여행 중이다.”

이정중 감독이 ‘제1회 야놀자 29초영화제’에 출품한 ‘아빠의 또 다른 직장’의 내용이다. 이 작품은 21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일반부 대상을 받았다. 한 심사위원은 “특별한 대사나 화려한 영상 기술 없이도 순수하고 진심 어린 삶을 담아낼 수 있다는 본보기가 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여행 종합 플랫폼서비스 기업인 야놀자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번 영화제에는 ‘~가(이) 여행을 가면 좋겠습니다’라는 주제에 맞게 누군가가 여행을 떠났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이 대거 출품됐다. 지난달 8일부터 한 달간 진행된 공모에 일반부 872편, 청소년부 129편, 메이킹필름 17편 등 모두 1018편이 응모했다. 올해 열린 29·30초영화제 중 최다 출품 기록이다.

출품작 중 본상 14편과 특별상 6편 등 총 20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세대와 국경을 넘어 때론 따뜻하게, 때론 짜릿한 반전으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들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여행의 의미를 다양한 시각과 관점으로 담아냈다”며 “수상작 상당수는 ‘시간이 더 흘러가기 전에, 여행할 수 있을 때 지금 여행을 하라’는 공통된 메시지를 담아 가슴에 와 닿았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부 대상은 ‘나는 우리 가족이랑 함께 여행을 갔으면 좋겠습니다’를 출품한 한강미디어고 김현수 감독이 차지했다. 가족들과 함께 미국도 가고 싶고, 독일도 가고 싶은 막내딸 서아. 실제 여행 대신 세계 여행을 테마로 한 보드게임 ‘부루마불’을 통해서라도 여행을 떠나보고 싶어 가족들을 찾는다. 바쁜 가족들은 서아의 마음을 알아줄 시간이 없다. 서운한 마음을 안은 채 서아는 홀로 보드게임을 하다 잠이 든다. 가족과 함께 여행가고 싶어 하는 순수한 동심을 녹여내 호평을 받았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두 소녀’를 제작한 백승혜 감독에게 돌아갔다. 자식 뒷바라지에 여행 같은 건 포기하고 살았던 이 시대 엄마들이 여행을 떠났으면 하는 바람을 잔잔한 화면 구성과 독특한 반전으로 담아내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당신의 여행’을 출품한 미래산업과학고 이희수 감독이 받았다. 여행 이벤트에 당첨된 소녀가 당첨 메시지를 삭제하며 “여행은 시간 낭비에 불과합니다. 감옥 같은 교실에서 여행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고 말한다. 화면은 다시 거꾸로 돌아간다. 소녀는 삭제했던 메시지를 다시 열어보고 짐을 싸서 여행을 떠난다. 넓은 갈대밭을 바라보며 소녀는 “당신이 여행 가면 좋겠습니다”고 말한다.

이날 열린 시상식에는 김종윤 야놀자 대표와 김혜정 야놀자 브랜드마케팅 실장,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경영지원실장, 박성완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부국장 등이 참석했다. 수상자와 가족 및 관객 1300여 명도 시상식을 함께했다. 일반부 대상 3000만원 등 수상자에게는 29·30초영화제 중 최고 규모인 총 1억원의 상금이 돌아갔다. 축하 공연 무대는 ‘보여줄게’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등을 부른 가수 에일리가 장식해 시상식의 열기를 더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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